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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07-30 18:05:32     Hit : 579     Comment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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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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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ewelin.net [+]
[소설] 퇴마록
이우혁 / 들녘
Release Year : 2001
ISBN : 897527246X (Go amazon)
USER RATING :  현재 독자평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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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9월 30일 작성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퇴마록 완결편 page 305




.........퇴마록이 완결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꽤 되었지만, 대구에 내려와서야 시간이 나서 마지막편을 읽어 보았다.

퇴마록은 내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특히나 인간관계, 삶의 방식등에서.

단순한 판타지로서, 재미있는 소설로서 읽지만, 그 속에서 주인공 퇴마사들은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준다.

그전에 어깨동무 TS가서도 최종 정리발언할 때, 퇴마록 이야기를 잠깐 했던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그 생각은 아마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원칙이 될 수도 혹은 도망치는 중요한 핑계가 될지도 모르는 말이었다. 두가지 극점에서 내가 제대로 버텨야 할텐데..


'인간'이 중심이 되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은 '이 세상보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이 이야기에 '당연하지'라고 무심코 대답할지는 몰라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일 한 사람이 세상을 멸망시킬 사람으로 운명지워져 태어나려고 한다면... 우리는 세상을 위해 그 아이를 죽여야 하는가, 아니면 아직은 아무 죄를 짓지 않은 아이를 지켜야 하는가.

퇴마록 말세편의 이야기는 이 질문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 퇴마사들은 그 질문에 그 어떤 이유에서든 다수의 이익을 위해 죄없는 자의 희생은 용납될 수 없다는, 계속 읽을수록 가끔은 답답함 마저 느껴지는 원칙주의로 일관한다. 세상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도 우리가 볼 때는 분명 가능한 논법이고, 실제 지금의 우리 세상에서는 이같은 논리의 일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들은 '한 사람의 희생이 다른 수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희생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강요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단순한 폭력일 뿐이다.' 라고 주장한다.

그러한가.
정말 그러한가.

그러하다면...............
혹은 그렇지 아니하다면..................

이 글을 읽는 다른 어깨동무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아직도... 올바른 삶이 행복한 삶이란 '신념'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사소한 행복. 사소한 즐거움. 사소한 웃음에 나는 아직도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많이 흔들리며 살아간다.
그런 나이기에,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보며 배가 아프기도 한 아주 이기적인 나이기에, 나의 외로움을 혼자서 참아내지 못하는 약한 나이기에, 빌어먹을.

지금도 나는 웃으면서.... 내 마음속 빈 곳에 아파한다.
내 마음속 비어있는 곳. 정말 이젠 비어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의 허무감.


그런 내가 '올바른 삶'을 살아 나갈 수 있을까.
좌충우돌 하다가도, 쉽게 유혹에 빠져서 더이상의 떨림을 멈추지나 않을까.


퇴마록에서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신념'에 괴로워한다. 내가 퇴마록을 읽으면서 감동하는 이유는, 그들이 그렇게 강한 신념을 가지면서도, 그 신념에 수반되는 고통들에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는 어쩌면 '보통 사람들' 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런 아픔들을 가슴속으로 삭이면서 자신이 죽음의 위험에 빠져도, 세상이 멸망할지 몰라도... 그들은 악마의 유혹을 받으면서도... 그러한 신념을 실천해 나간다.

그들은 인간을 죽이지 못한다.
그 인간이 자신을 죽여도, 그들은 인간을 죽이지 못한다.
그들의 선함이 그 누구에게도 보답받지 못하고,
그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행복'을 누리지 못해도...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지 못해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문제는 마음가짐에 달린거야. 솔직히 선한 마음을 가지면 손해를 많이 본다. 선한 사람이 복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선한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은, 결코 복을 받기 위해서나 멋있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란다. 그것이 옳으니 그래야 하는 것 뿐이야. 이 말을 명심하려무나......"

-퇴마록 완결편 page 119


가장 내 마음을 울린 부분이다. 분명 나는 알고 있지만, 분명 나는 모른다. 나는 이중적이다.

나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내가, 정말 잘해주고 싶어서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면서도... 내가 내 행복도 찾지 못하는 주제에 이래도 되는건가... 란 생각을 분명 마음 어디선가 하니까. 차가워 져야지...따위의 말을 내 이성은 지껄이고 있으니까.


퇴마록 마지막편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두사람 있었다.
나는 그 둘의 신념을 알고.
나는 그 둘의 약한 모습도 함께 안다.

나는 내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누구도 그런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퇴마록의 주인공들은 그 누구보다 강한 사람들이지만, 내면적으로 Critical Point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서로에게 '과연 이렇게 사는것이 옳은 것이고 순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보지만, 그때마다 서로를 보면서 힘을 얻고, 옳다는 믿음을 가진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것이 옳은지. 지금 내가 하고있는 행동들은 어떻한지.

그에대해 물어볼 수 있고, 내가 잘못하고 있을 경우, 그에대해 고민하며 나에게 충고해줄 수 있는 사람들. 그것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어느 곳에서도 얻지 못할 그것이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이 말을 꼭 이 게시판에서 말하고 싶었다.


Ps .............내가 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처음과 같이' 일지도 모른다.
아마, 저 기도문(천주교 기도문이라고 한다.)에서는........
'처음'과 '이제'가 바뀌지 않은 그것일 테니까.
그렇지만......... 어깨동무에서도 과연 '처음'과 '이제'가 바뀌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좋은 변화였으면 좋겠지만.............그렇지만.

Ps2 지난번에 누가 내게 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지? 내가 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나 외에 아무도 없다. 그것은 내게 아무도 조언할 수 없고, 위로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게 숨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물어보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내게 숨기는 것이 없는 사람은 절대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고민하는 부분에서.... 과연 '모든것'을 알아야 그것이 가능할까.

'모든것을 알지 못한다 해도, 자신에게 보이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부분을 그에게 말해야 되지 않은가' 혹은 '모든것을 알지 못하면서 서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위선이 아닌가'라는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그 고민은... 잘 모르겠다. 시원한 해답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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