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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08-13 07:37:04     Hit : 770     Comment : 1
Name  :  
정인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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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jewelin.net [+]
[건축] 가로로 긴 창 사라지다
봉일범 / spacetime
Release Year : 2001
ISBN : 8985930915 (Go amazon)
USER RATING :  현재 독자평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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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가장 깊은 관계가 있는 사회과학분야는... 역시나 철학일까?

역사도 물론 중요하지만, 역사라는 것이 일단 기본적으로 과거에 있다면, 철학은 현재에 있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현재에서 건축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더욱 관련이 있겠지?



나처럼 '배우는 입장에서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건축과 철학은 둘 다 '사고과정'을 중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즐겁다.


건축과 철학 둘 다 '결과(건물이든... 완성된 명제이든)'를 중요시하는 것은 맞지만

그 완성된 것을 두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결국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이 그것을 만들기 위해 했던 사고과정들을 추적해 나갈 수 있을 때 인 것 같다.


철학이든 건축이든 학생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사고과정'이겠지.






그런 이야기를 한다.

"우쒸. 내가 할려던거 이 사람이 다 했잖아?"



하지만, 분명 그런 삽질도 의미가 있는거고, 그보다 자신이 풀어내려고 했던 방식과 기존의 사람이 풀어낸 방식이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그것을 비교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겠지.
(ㅡ_ㅡ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다른 녀석이 한 것이 더 잘난 경우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하나의 문제를 설정하고, 그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고, 내맘대로 '나같음 이랬을텐데...'라고 한번쯤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뛰어넘는 해결방식을 찾아낸 녀석들에게 감탄도 해보고...



이런게 건축과 철학의 묘미 아니겠어? ^^





비트겐슈타인의 명제를 딱 보고 '그래. 뭐. 침묵해 드리지'라고 말하고 그치는 것 보다, '이 자는 왜 이런 생각을 한거야?'라고 생각하며 역추적 하는것이 훨씬 재미있고

니체의 글을 읽으면서 '오...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럼 이런 생각을 하면, 그 다음은 뭐지?'라면서 읽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램 콜하스의 건물을 보면서 '잘났어!'라고 쏘아붙이는 것 보다는, '...이 사람의 개념의 출발점은 나도 대충은 알겠는데, 어떻게 이런 perfect한 건물까지 도달했지?'라면서 찾아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지.







아.


얘기가 점점 새는데.



이런 다들 아는 얘길 다시 한 번 써본건

방금 다 읽은 '가로로 긴 창 사라지다'를 읽으면서 그런 '건축과 철학'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봤기 때문.



이 책은 저자가 꼬르뷔제의 사고과정들을 따라가면서 '왜 이런 생각을 했지?'라던가, '왜 이건 이렇게 바뀌었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것들을 추리해 나가는 책이다.


제목의 '가로로 긴 창 사라지다'는... 처음에 꼬르뷔제가 발표한 5원칙에는 '가로로 긴 창'이 있었는데, 그것이 몇년 후에 다시 수정한 5원칙에서는 '자유로운 골조'로 대체되어 있는것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한 추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제목이 그렇게 지어진 것이다.





그런 고민의 흔적들을 따라나가는 과정속에서, 개인적으로 '철학'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재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읽으면서, '오...이런 생각을'이라고 감탄했던 녀석이, 다시 누군가에 의해 엎어지고, 그렇게 엎은 녀석이 다시 다른 녀석에 의해 엎어지고... 이런 과정들이 역사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보는데, 그런 재미랄까? ^^





어쨌든. 고민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은, 단순히 완성된 건물을 분석하는 것 보다 훨씬 '즐거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김현철 교수님은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준다. 그에게서 계획이나 꼬르뷔제를 배울 때 느끼는 것도 그렇고... 설계를 배우면서, 그의 설계론이 단순히 개념적 과정이 아닌, 공간을 만드는 과정임을 느낄때도 그렇고)



어쨌든 이 책은 르 꼬르뷔제의 설계에 있어서 '최종 완성 건물'이 아닌, 그 건물이 나오기 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같은 건축과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설계의 과정속에서 '너무 구려서' 엎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꼬르뷔제는 자신의 개념과 건물을 일치시키기 위해 계속 엎는다. 그전에 김현철교수님은 꼬르뷔제의 위대함은 '초라한 초기안'이 끊임없이 발전되며 '위대한 최종안'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했었다.




흐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으며 건축을 공부하는 나는, 건축이 진행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꼬르뷔제가 '5원칙'을 상정하며, 그 5원칙에 따라 건물을 만드는데... 그 5원칙 속에서 '구조(혹은 체계)'와 '표현'이 함께 들어있고, 그 대비되는 항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갔는지를 꼬르뷔제의 4구성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아마 내가 김현철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비판적으로 볼 능력도 없었을테고, 그래서 재미가 덜했을지도 모르지만, '김현철'이라는 왕자님(^^)에게 사사받은 가락으로 꼬르뷔제를 쪼...금은 알다보니(안다고 착각이라도 할 수 있게 해준건 김현철님) 이 책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거의 추리소설 한편이었는데... (추리소설이 가지는 일말의 황당함이나 비약은 없.다. 완전한 논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니, 추리소설에 비유하기엔 이상하지만... 왠지 개인적인 독서할때의 느낌은.. 추리소설 같았는데. ^^; 내가 이상한걸까)



어쨌든, 결론부분에서는 좀 흐지부지하게.... 끝나지만 (ㅡ_ㅡ 뭐. 그렇다고 결론내리기도 애매한 주제임에는 확실하지만)

사고의 진행과정에 있어서, 그리고 중간중간에 발견하는 꼬르뷔제의 위대함에 대해선 매우매우 즐거웠다.




조금 새롭게 고민할 수 있었던건 '이항구조에 대한 고민'

꼬르뷔제는 하나의 항과 그 대립항을 두고, 그 속에서 사고를 진행시켰기 때문에 매우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었다고.

(이항구조의 예들로... 자연과 추상, 질서와 자유, 구축과 해체, 내부와 외부, 솔리드와 보이드, 정과 동...)



꼬르뷔제를 거장이라 부를 수 밖에 없는건 그런 이항구조 속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변화하면서, 새로운 가능성들을 찾아가는 것.

합쳐놓으면 모순과 비약이 생기고, 완전히 분리해버리면 서로 충돌할 뿐이고... 그 두가지를 분리시켜놓은 상황에서도 조화를 이루어 내는... 그런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라면(^^) 그걸 해 낸 사람은 '거장'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런지.

보통 이항구조로 사고를 진행시켰다가 변증법이 안이루어지면, 그냥 두개를 병치하던가, 하나를 포기하던가... 뭐 이런식인데... 꼬르뷔제는 그 두개를 조화시키고, 서로 변화시켜서 새로운 지양점을 찾아내더군. 무서운사람. ㅡ_ㅡ

두개를 놓고, 서로가 변해가고, 그리고 목적인 '더 나은 하나'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변증법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런지. (말투가..점점 찬양조로. ㅡ_ㅡ)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구조체라는 규준들(기둥, 슬래브, 창틀)이 그 대립항인 '자유로운 표현(평면, 입면)'과 대비되고, 충돌하다가, 30년대 이후 합쳐지는 과정들이 나오는데... 4구성과 5원칙을 이런식으로 연구할 수 있구나...에서 거의 경외감마저 느꼈다는. 이것도 논문 비슷하게 발표된 것 같은데, 역시... 논문 쓰는건 머리를 무한대로 회전시켜야 하는 것이었어. ㅡ_ㅡ







.........어쨌든.






철학이라는 것이, 결국 그 결론이 진실(이런 개념은 위험하지만)이냐 아니냐를 떠나, 철학자의 고민의 흔적들에서 더욱 가치를 가지듯이,

건축역시, 그 완성된 건물이 거장tic하던 아마추어tic하던간에, 건축가의 고민이 담겨있다면 그리고 그 고민이 깊은 고민이라면, 그 건축은 가치있는 것이겠지.



그런 의미에서, 건축가의 고민의 흔적들을 따라나서는 이 책은... 꽤나 즐겁다.










ps 건물의 '구조'와 '표현'의 두가지에 관련해서...근대의 꼬르뷔제는 이런식의 고민과정을 거쳤는데...
   현대건축에 있어서 '구조'와 '표현'을 고민해나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Cecil Balmond의 informal이라는 책을 읽어보길. 이 책 역시 건축가의 '고뇌'와 '사고과정'이 있어서 매우매우 즐거움 ^^ (그리고 informal 이라는 책에서 다루는 예들이... 램씨의 건물이나..벤반버클의 건물이나...그런 유명한 것들이라서 캡 재밌어~)


ps2 나도 이 책같은... 한 편의 추리소설같은 논문을 쓸 수 있기를.
    대학원생활 최대, 궁극의 목표이다.
Index
베조 주택의 1차 계획안 / 대수적 구성

2001 머나먼 대지
2002 돔-이노의 세 요소
2003 보이지 않는 기하학
2004 이항(二項) 대립의 맹점

1927-1933 르 코르뷔제 - 분리를 향하여

2005 드 니즈 르네 화랑 1971년 12월
2006 '가로로 긴 창'에서 '독립적인 골조'까지
2007 5원칙의 구조
2008 나갈 수 없는 문

프레임 구조의 실험

2009 영원한 테제 돔-이노
2010 사보아 주택의 사각 기둥
2011 1926-1929 기둥의 배열
2012 골조의 독립
2013 사보아 주택의 기둥이 남긴 것

포스트 돔-이노

2014 구조체계와 공간조직의 분리
2015 계단 / 입면의 부재 / 수평면
2016 대수적 구성 - 등가의 이분법을 넘어


정인쓰

Point: (NOT RATED)
우리방 박사선배한테 들었는데.... 이 책이 봉일범선배의 석사논문이었단다. 흐음. 역시 저술노동자는 석사부터 알아본다...일까나? ㅡ_ㅡa 2003-11-23
20: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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