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   Login  
View Book Info
Info  :  
Date : 2003-09-22 04:04:11     Hit : 676     Comment : 0
Name  :  
정인쓰 
Homepage  :  
http://www.jewelin.net [+]
[수필] 쓰레기통 극장
이와이 슈운지 / media 2.0
Release Year : 2003
ISBN : 8990739012 (Go amazon)
USER RATING :  현재 독자평이 없습니다. ^^
Preview
요즘 책을 읽으며 가장 부러운 글쓴이들은

일상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내는 눈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글로 편하게 옮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글쓴이들이다.

거기에다, 진지하게 글을 쓸때는 정말 진지해 질 수도 있어야 겠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편한 글만 쓰는 작가가 될테니까)


그런 나의 바램을 충족시켜 주는 사람은 여태까지 '하루키'나 '홍성욱(하이브리드 세상읽기)' 쯤이었는데, 이번에 한 명이 추가되었다.




'이와이 슈운지(岩井俊二)' 씨



난 여태까지 저런 나의 바램을 만족시켜 주는 사람은 '소설작가'중에서 편한 수필도 쓰는 사람이거나, '대학교수'급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수필을 쓸 능력을 가지는 사람 정도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감독'중에서도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줄이야. 더구나, 그 사람이 내가 가장 감동깊게 본 영화중의 하나인 '러브레터'를 만든 감독이라니.





이 책은 이와이 슈운지 감독이 일본의 어느 잡지에 한달에 몇페이지씩 글을 썼던 것을 정리한 책이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인데(당연히) 그 이야기가 '영화평'이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겁고, 딱딱한, 어찌어찌 하니 이 영화는 아쉬워...등의 것이 아니다.

자기가 살아가면서 영향을 받았던 영화들. 아무도 잘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자신의 삶 속에서 무언가 작은 파문을 던졌던 영화들에 대해서 정말 주관적으로(난 이런거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써내려가고 있다.

나보고 이런 글을 쓰라면(그럴 사람 없지만...^^) 아마 꽤나 유명한 영화들에 대해서, 혹은 너무 영화가 멋져서 남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영화들에 대해서만 쓰려고 들겠지만, 그는 그런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진짜 자기가 생각나는 것에 대해서 즐겁게 써내려간다. (이런게 '수필'을 쓰는 사람의 능력이라고 생각해)





예를들면 이런 식이다.

'육체의 문'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영화사적으로 중요하지도 않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아니다. 근데, 이와이 슈운지는 예전에 이 영화티켓을 극장앞에서 얻어서, 아무 생각없이 들어가서 영화를 보았댄다. 근데, 중간에 폭탄이 터지는 씬이 있는데.. 그 때 폭발에 따른 폭풍을 연출하기 위해서 대형 선풍기바람(아마도)을 이용해 배우들 얼굴에다 바람들 쏟아냈나보다.
이와이 슈운지는 이게 너무너무 웃겼댄다. 웃음을 의도한 연출은 아니었지만, 너무너무 그 장면이 웃긴 덕분에, 집으로 가는 전차에서도 계속 웃었댄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이와이 슈운지는 영화 '평론'에 대해서 꼬집는다.


영화의 세계는 풍요롭다. 모든 영화에 애정과 경의가 담겨 있고, 그만큼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즐기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이 책의 취지라면 취지지만, 쫀쫀한 평론가들은 이런 영화를 절대로 소개해주지 않는다. <육체의 문>에 대해서 '마지막이 웃긴다. 한번 볼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써주는 평론가는 없다. 뭔가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어도 '결말이 조금 부족해서 팍 와닿지 않는다'라고 써버린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이 책에서 발견한 큰 매력은

'프로가 되어 바라본 자신의 아마추어 시절' 이라는 것.



이와이 슈운지라는 '프로감독'이 자신이 하고 있는 '영화'라는 것이 자신의 어린시절이나 아마추어시절에 어떻게 바라보였느냐...하는 것.

그것은 무엇이든 '프로'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그 '무엇'에 관계없이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는 어릴적에 보았던 영화들을 이야기 하며, 그 영화들이 명작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인생에 상당한 영향(말도 안되는 것일지라도)을 끼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봤는가가 아니라 언제 봤는가?' 이다."
라고 말한다.




정말 뭔가 푸욱 찔리지 않아?


건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이겠지. 흐음... 좀 아쉬운 것은, 그나마 영화는 어릴때에 '명작'을 접해볼 기회가 있지만, 건축은 그런게 될까? 한국에서 말야.

굳이 건축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이와이 슈운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깊이 찔리는게 많다. (건축에 얽매이는건... 건축의 '프로'가 되고싶어하는 나의 조급함이겠지. 나도 영화에서의 '러브레터'같은 작품을 건축에서 구현해보고 싶은건가봐)





굳이 건축에의 얽매임을 벗어나


내가 어린시절에 보았던 것, 내가 청소년기에 보았던 것들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내가 대학시절 초기에 보았던 것들에 대해서는 더 가까이 떠올려 보았다.


...나도 언젠가 시간을 내서(꽤 많이 내야 할지라도) 이와이 슈운지의 이 글같은 것들을 써보고야 말리라.

(흐음, 만일 내가 건축가로 성공(? 이런 단어는 애매하지만 말이다. 성공이라는 단어는 없다구. '어떻게' 성공하느냐는 있지만, '성공한다'라는 건 말이 안되잖아? 성공했다는 것은, 자신이 성공한 뒤에나 알 수 있는 거라구) 하게 된다면, 이런 책을 쓰고싶다. '쓰레기통 건축'이랄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건축이 나를 다른 시각으로 끌어다준 이야기 같은거 ^^









이 책에서 발견한 것은 두가지

하나는 별 볼일 없는 것들에서 발견하는 즐거움. 그리고 그 즐거움의 가치
또 하나는 '무엇을 보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언제 보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





멋진 수필집이다.

부러울정도.
Index
드라큘라
환상의 시가전
시네마 천국
드림차일드
로렌조 오일
혹성 탈출
생쥐와 인간
불가사리
우주전쟁
킹콩
위험한 정사
작은 사랑의 멜로디
양들의 침묵
아버지 건재하시다
아크리
최종회

작가의 말
책을 읽고

List Copy Print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ae : zae_library ver. 1.0